학교숲 설계 3제 _첫 번째 | 인천 논현고등학교
건축가 이일훈이 수서蒐書한 김소월金素月 시집 전시회 | 인천 아벨서점 2층 시 다락방
낭독하는 태도 |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사가독서
그래도 그는 고래를 꿈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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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숲 설계 3제 _첫 번째 | 인천 논현고등학교
^ 학교숲
1998년 유한킴벌리의 후원으로 생명의 숲 국민운동이 창립하며 학교숲 운동이 시작되었다. '학교에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의 푸른 자연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운동'은 이십여 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 운동이 아닌 사업이 되었다. 지금의 학교 외부 환경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기억 속의 풍경과 사뭇 다르다. 그것이 어린 시절 세상 모든 것이 크게 느껴졌던 착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오래된 학교의 큰 나무가 이제는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새로 지어진 학교도 바뀐 교과 과정에 따라 교사 내부의 공간 구조가 새로워지면서도 외부 공간과 조경은 여전히 일제강점기의 공간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물며 심어지는 나무까지.
새로 지어지는 학교의 조경 설계를 하면서 자주 만나게 되는 문제는 공사 예산의 부족으로 마지막에 늘 법적인 최소의 조경, 앙상하게 살이 발린 뼈만 남은 도면으로 끝나고는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학교숲 사업은 사업이라는 말이 가진 이로움의 최고다. 적은 예산이지만 여느 설계와 다른 충실한 과정을 통해 의견을 모으고 협의와 결정 이후에 진행되는 공사와 그 결과물까지 일관되고 빠르게 진행된다. 무엇보다 처음 운동이 목표로 했던 아이들의 참여와 선생님들의 인식 변화로 이어진다. 학교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운동이 얘기하는 주민의 협조는 그저 학교 근처에 있는 주민이 아니라 아이들의 안전을 함께 책임지는 녹색어머니회와 같은 방식의 접근이 지속적으로 학교숲을 가꾸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힘이 될 수도 있겠다.
인천시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학교숲 사업은 다음의 과정을 거친다. 매년 학교숲 조성을 원하는 학교의 응모를 받아 그중에 선별된 학교를 촉진자와 조경가를 연결해 전체 세미나, 워크숍과 의견 수렴, 설계 협의와 도면 납품, 발주와 시공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어느 정도 한계는 있지만 학교 워크숍을 통해 최대한 학교숲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넓히려는 노력이 학교숲의 결과물이 여느 다른 공공 조경 설계의 결과물보다 좋은 성과를 만든다. 그러나 아쉬움은 있다. 단순히 아이들과 선생님이 의견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방법인데 여기서 발생하는 예기치 않은 변수와 시간의 문제를 극복하기에 우리 사회는 아직 조금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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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현고등학교 상황 또는 현황
인천의 남쪽 남동공단과 소래포구 사이에 있는 논현고등학교는 이천년대 초반 대규모 택지 개발이 이뤄지면서 2006년에 개교한 학교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학교로 자체의 녹지는 빈약하지만, 주변 아파트 단지의 풍부한 녹지에 둘러싸여 숲에 둘러싸인 착시가 일어난다. 그 또한 학교가 기댄 자산이기도 하다. 빈약한 녹지도 그러하지만 학교의 외부 공간 구조가 너무 단조로워 사각의 상자 속에 들어간 느낌이 든다. 택지 개발의 땅 가름 욕심이 학교에 최소의 땅만 허용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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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 과정 _워커숍과 설계
워크숍을 거치면서 수렴된 의견은 학교를 한 바퀴 순환할 수 있는 산책로와 학생들이 좋아하는 세 그루 벚나무 주변 정비 그리고 방치된 교사 옆 채마밭을 다시 정비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배수로와 담장 사이 좁은 띠 녹지에 붙여 배수로를 건드리지 않은 채 폭 15미터의 녹지로 학교숲을 만들고 거기 길 끝에 한 반 서른 명 정도가 모여 앉을 수 있는 숲속 교실을 놓고 다시 숲을 가로질러 돌아오는 짧은 산책로를 계획한다. 벚나무 아래 있던 운동기구를 철거하고 너른긴의자 두 개를 놓는다. 채마밭은 벽돌로 쌓아 긴 식재 상자를 만들어 작업하기도 편하고 주변과 구분되는 강한 형식을 갖춘다. 그러나 숲은 운동장을 주관하는 체육 선생님과 얘기하면서 10미터로 폭을 줄여 운동장을 최소한으로 잠식하는 데서 의견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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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야외교실 둥근너른긴의자를 만들기 위한 거푸집, 2023. 05.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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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학교에서 제일 좋하하는 기존 벚나무 아래 목재긴의자 두 개를 놓다, 2023. 09. 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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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방치된 채마밭을 형식과 형태를 갖춰 놓아 여기가 채마밭이라 스스로 말하게 하다, 2023. 09. 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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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재계획
잎지는 큰 키나무는 산딸나무, 마가목, 쪽동백, 산벚나무, 모감주나무, 팥배나무. 키 작은 나무는 수국, 히어리, 조팝나무, 옥매화 그리고 여러해살이풀로 구절초, 기린초, 꽃향유, 도라지, 바위취, 돌단풍, 은사초, 수크렁, 줄사초, 줄무늬사초, 고비, 고사리를 심는다. 불행하게도 시공이 끝나고 여름 끝에 찾아갔을 때 대부분의 교목이 고사하고 지피초화류는 녹아내렸다. 다시 하자 보식을 한다는데 어찌 되었는지 그 뒤로 소식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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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트렌치를 건드리지 않고 그 옆에 콘크리트 포장의 산책로를 놓고 운동장 쪽으로 숲을 만든다. 2023. 09. 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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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중간에 콘크리트긴의자를 놓는다, 2023. 09. 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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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겹의 둥근너른긴의자와 목재데크로 야외교실을 만든다, 2023. 09. 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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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반 서른 명이 앉을 수 있는 숲 속 교실 林間學校, 둥근너른긴의자 폭 750이다, 2023. 09.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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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숲 전경, 2023. 09. 07.
^ 그의 흑심黑心
논현고등학교 학교숲을 하면서 조경가로서 의도했던 것은 녹지와 운동장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었다. 여름 풀이 강성할 때 운동장을 슬금슬금 잠식해 풀밭을 넓히고 겨울에 풀의 자리가 줄어들면서 두 서로 다른 물성의 공간이 경계 없이 수축과 팽창을 지속하는 그런 공간이기를 바랬다. 두툼한 경계석에 갇힌 녹지가 아니라 풀이 자랄 수 있는 곳이면 어디고, 나무와 풀이 자라 교사와 운동장, 포장된 길이 서로 섞이는 경계 없는 공간이기를 지금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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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이일훈이 수서蒐書한 김소월金素月 시집 전시회
지난 칠 월 오 일부터 인천 배다리마을 아벨서점 이층 시 다락방에서 건축가 이일훈 선생이 모은 김소월의 시집이 전시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시작해 해방공간을 거쳐 전후 그리고 현재까지 소월 시가 가진 시대를 넘은 대중의 애정과 그러한 이유로 다양하게 출판된 시집은 시대를 읽고 그 시대의 사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도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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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의 그런 마음을 기리는 사람들과 아벨서점의 곽현숙 대표가 만나 전시가 이루어졌다. 모두 백예순다섯 권의 시집은 진달래 빛깔의 벽을 배경으로 정성스레 정리한 서지와 함께 소월이라는 시인이 남긴 시를 통해 시간을 거슬러 가는 특별한 여정이 펼쳐진다.
기찻길 옆 공부방에서 노동자 인성센터, 민들레 희망지원센터, 내가성당, 동아 알루미늄공장 그리고 숭의동성당까지 유독 인천에 기억할 만한 작업을 남긴 이일훈 선생의 지인들은 지난 칠 월 육 일 전시가 있는 아벨서점 시 다락방에서 조용히 삼 주기 추모 모임을 가졌다.
전시는 이달 삼십일 일까지 하며 이십칠 일 오후 두 시 백오십 회를 맞는 배다리 시낭송에 특집 편으로 김소월 시인을 모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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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하는 태도
서울 혜화동 로타리 동양서점 이층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의 사가독서에서 태도 낭독회를 한다. 시인 김소연의 시집 '촉진하는 밤, 2023' 중에 있는 시 '해단식'을 빌린 낭독회로 관객 없이 유튜브 채널 '위트 앤 시니컬 TV'로 실시간 중계한다.
낭독하는 태도
일시 : 2024년 8월 3일 토요일 오후 3시
장소 : 위트 앤 시니컬 ‘사가독서’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271-1, 2F)
출연 : 이수학(낭독자, 조경가), 유희경(일꾼, 시인)
* 「낭독하는 태도」는 시인 김소연 님의 시 「해단식」에서 모티프를 얻어 기획되었습니다.
* 「낭독하는 태도」는 90분 동안 진행되며 현장 관객은 받지 않습니다.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인스타그램 >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TV _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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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는 고래를 꿈꿨다... _01
_ 2016. 08. 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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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뜰리에나무
ateliernamoo.xyz@gmail.com 02880 서울시 성북구 창경궁로43길 16,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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